입국을 위한 검문이 있겠습니다. 여권 제시해주시겠습니까? 없다구요? 그래도 한국사람이라구요? 그 말 믿으라구요?
아 이친구가 네가 결혼하고 싶다는 젊은이인가? 대한민국 국민 맞아? 주민등록증은 없지만 한국사람 맞다구? 그렇다면 자네 족보를 한번 소개해봐! 언어 장애가 있어서 말도 못하고 청각 장애까지 있다구?
자네 본관과 본적지, 그리고 부모님에 대한 것도 이력서에 기록해야 되네! 아니! 말로 하지 말고 호적초본, 등본을 첨부하라는 것이지. 없어도 본적은 서울이고, 본관은 경주라고? 부모님은 없지만 분명히 그 부모님의 자식이라고?
위의 글은 어느 혈통서 없는 강아지와의 대화 내용이다.
<애견문화를 위하여!>와 강아지 혈통서와의 연관성은 이글을 읽는 회원분들은 모두 아시겠지만 과연 어느 정도로 밀접하고 중요한 사안인지에 대한 기준은 사람에 따라 모두 틀리게 인식을 하고 계실 것이다. 그러나 애견문화를 진정 위한다면 올바른 애견 혈통서 정착을 위해서 노력해야 될 것이라고 본인은 감히 단언한다.
따라서 오늘은 지금까지 연재한 그 어떤 애견문화를 위해서보다 훨씬 애견문화를 위한 길을 안내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애견문화를 위한 훨씬 빠른 길 안내 지침서>
어떤 학문이든지 접하게 될 경우 어프러치는 모두 발전과 기원에 대한 ‘문화사’이다. 애견학도 마찬가지일 것이고 애견업계에서도 애견과 애견문화사가 있기에 활성화가 되고 전문화가 되는 것이다. 애견문화의 시작은 애견이며 애견이라는 단어의 기본에는 순수혈통이라는 것이 전제되어 있다.
물론 우리나라의 모든 개가 교잡종이라고 하더라도 사료 및 간식도 판매가 될 것이고 개줄 및 개집 등 애견용품도 개발 될 것이다. 그러나 지금처럼 진돗개 사료, 말티즈 등의 장모종 전용 샴푸 등은 개발되지 않았을 것이고, 미니어쳐 슈나우져의 스트리핑, 아메리칸 코커 스파니엘의 트리밍, 푸들의 컨티넨탈 클립 등의 미용법에 관계된 용품과 서적, 순수혈통 견종의 표준서에 관련된 서적과 학문 그리고 번식관련 노력은 시도조차 되지 않았을 것이다. 한마디로 순종이 있어야 잡종도 만들어지는 것이지 잡종이 있는 상태에서 순종이 만들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이렇듯 애초에 원종이며 순수종이 있었고, 그 원종들의 교차에서 생겨난 F1이 지닌 장점을 살리고자 끊임없는 노력으로 새로운 순수종(견종의 교차)이 탄생되게 된 것이다. 번식에 있어서 처음 원종은 어떤 종류이며, 그 종류에 어떤 종류의 피가 교차되었는지 그리고 어떠한 근친교배로서 우월한 우성을 유지시키며, 열성을 도태시켰는지를 알아야 우리 인간에게 필요한 목적견 내지는 관상견으로 개량이 가능한 것이다. 이렇게 개량 고정화된 교차종을 우리는 순수종으로 인정하게 되며 이 순수종이 개량된 경로를 나타내는 견종가계도가 계통이며 바로 ‘혈통서’(Pedigree)인 것이다. 혈통서는 기계제품의 제원을 표시하는 ‘설계도’이며, 건축에 있어서 ‘평면도’인 것이며 사람의 주민등록증, 호적초본이 애견혈통서이다.
기본 데이터인 혈통서가 있어야 어떻게 개발이 이루어졌는지 그리고 정체가 무엇인지, 앞으로 어떻게 개발이 되어야 할지까지 모두 알 수 있는 것이 바로 혈통서라는 말이다. 그런데 혹자는 ‘그까짓 종이 쪼가리 없으면 어때?’, ‘난 번식하지 않을거니까 필요없어’, ‘비싸게 팔아먹을 일 없으니까 없어도 돼!’, ‘돈만 주면 만드는 것을’ 이라고 하며 혈통서의 필요성과 공신력을 왜곡하고 있다.
그러나 천만에 말씀. 혈통서가 없으면 순종도 없고 순종도 없으면 지금처럼 애견산업이 전문화 분업화가 되지도 않을 것이며 애견전람회는 그 자체가 존재의 의미를 상실했을 것이다. 물론 혈통서를 발행하는 단체의 공신력과 전문성이 선행되어야 하겠지만 이렇듯 혈통서의 중요성을 간과한다면 외국에 개를 수출하여 수익을 얻고 애견선진국이 되는 일은 아예 희망사항으로만 존재할 것이다.
또한 순수종의 부재로 인하여 애견전람회가 없었다면 핸들러, 트리머, 브리더, 애견심사위원이라는 단어는 존재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거두절미하고 견계 자체가 없었을 것이라는 말이다.
이렇게 중요한 혈통서이기 때문에 본 사단법인 한국애견협회에서 기를 쓰고 올바른 혈통서의 정립과 확산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본회에서는 아래 사진에서처럼 협회의 거의 모든 부분을 사무국의 혈통등록부에 할애하고 있으며 출판부의 협조로 인하여 혈통등록이 원활하게 되고 있다. 혈통등록부 여직원만 20여명이며 혈통등록부에 할애된 면적의 사무실 유지비만 월 수백만원씩 소모되고 있으니 애견협회의 가장 중요한 사업이 바로 혈통확립 사업이다. 중요한 혈통서의 올바른 인식을 위해서 본회에서는 모든 전람회에서 ‘무료혈통감정’을 전문심사위원이 노력을 하고 있으며 기타 전문성이 없는 임의 단체들의 혈통서를 감정하여 잘못된 부분을 보완하여 주고 있다.
이렇게 중요한 혈통서를 보완하고 정확하게 해주는 것이 당연한 기본인데 우리나라에서 본회 다음으로 크다는 단체조차 다른 단체의 혈통서가 들어오면 모든 정보를 삭제하여 조상이 없는 개로 만들어 혈통서를 발행하는 행위를 하고 있으며, 심지어는 한 장의 혈통서에 견종이 7가지나 들어있는 한마디로 코미디보다 웃긴 일이 벌어지고 있다. 시베리언 허스키가 로트와일러와 교배해서 그레이트 데인을 출산하고, 그레이트 데인이 와이마라너와 교배해서 져먼 셰퍼드가 탄생하고, 져먼 셰퍼드와 로트와일러가 교배해서 카발리에 킹 찰스 스파니엘이 탄생하는 등의 최첨단 공상과학에도 나오지 않는 혈통서를 본인도 두 눈으로 확인하고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한 적이 있으니 본회의 어깨가 점점 더 무거워짐을 느낀다.
오죽하면 외국의 단체에서 문제의 단체에게 ‘더 이상 엉터리 혈통서를 만들지 마라’ 라는 경고까지 내렸으니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더욱 웃기는 일은 외국단체에서 경고를 맞았으면 커다란 교훈을 얻고 분골쇄신 노력해야 하건만 오히려 모든 단체의 혈통서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등으로 경고 당한 것을 자기합리화 시키기에 급급하니 그나마 그 단체만을 고집하고 혈통서를 내오던 애견인들만 갈피를 못잡고 우왕좌왕하게 되는 사태가 반드시 초래될 것이다.
이렇게 국제적인 망신을 한번도 아니고 여러번 당하게 생겼고 이러한 원인 제공을 우리나라의 애견단체가 스스로 자초했으니 애견인의 한사람으로 창피하기 그지없는 일이다. 본인은 따라서 지금까지 연재한 <애견문화를 위하여>중에서 가장 재미없는 연재는 이번호로 끝을 내고 싶지만 우리나라의 혈통서에 대한 인식이 나중이라도 발전되지 않으면 다시 필을 들 생각이다.
혈통서는 우수한 견종발전을 위한 정확한 통계자료로서의 가치가 있으며 혈통서가 있는 개는 좋은 개가 아니라 개라면 당연히 혈통서가 있어야 한다는 인식을 애견인 여러분 모두가 갖게 되는 그날이 바로 우리나라 애견문화가 찬란하게 꽃피는 날이라고 본인은 주장한다.
따라서 혈통서는 자견의 분양가격 고하를 가늠하는 조건이 되거나 있으면 좋고 없으면 마는 무의미한 것이 아니며 혈통서는 개에게 당연히 있어야 할 기본이다. 혈통서가 없는 셰퍼드는 ‘셰퍼드와 닮은 개’또는 ‘셰퍼드의 형상을 한 개’이지 셰퍼드가 아니며 집도 절도 없고, 부모도 없고, 주민등록증도 없고, 비자도 없는 동양인이 무조건 한국사람이 아니듯이 혈통서가 없는 순종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다만 혈통서가 있는 상태에서 기재된 정보에 참피온 칭호(CH)가 붙어 있거나 종견인정검사를 합격한 부호(*)가 있다면 분양가격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혈통서가 없는 순종은 순종이 아니라 외형이 순종일 수도 있는 개라는 것을 명심하시고 우리나라 모든 견종의 발전과 지나친 수입을 억제하고 오히려 우리나라 번식견을 수출하는 그날을 위한다면 모두 혈통서를 확산 정립시켜 애견선진국의 반열에 오르도록 다같이 노력해야 할 것이다.
회원, 애견인 여러분! 우리 모두 진정한 애견문화의 기본인 애견혈통서를 확산 정립시키는 일에 모두 동참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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